마취관련 건강정보, 얼마나 맞을까?
1. 전신마취가 부분마취보다 위험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전신마취를 했을 경우 기관 내 관 삽입의 어려움, 사래에 들릴 가능성, 수술 후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의 이유로 더 위험해 보일 수 있으나, 기관내 관 삽입 실패나 사래에 들릴 가능성은 숙련된 마취과 의사라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기존의 내과적 문제나 수술 중 다른 외과적인 문제가 없다면 전신마취 자체로 인해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는 없습니다. 부분마취는 의식이 깨어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전신마취 후 부작용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경 손상, 술기 자체에 의한 합병증, 적절한 부분마취가 행해지지 못할 가능성 등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신마취가 부분마취보다 위험하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즉, 마취는 치료나 수술의 목적에 맞게 행해지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전신마취가 특히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2. 전신마취를 여러 번하면 머리가 나빠지나요?
물론 수술과 마취를 자주하는 것 자체가 몸에 이로울 리는 없습니다. 4세 이전에 전신마취를 여러 번 하면 뇌신경 손상이나 학습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보고도 있긴 합니다만 전신마취 자체로 인해 지능지수나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틀린 말입니다.
3. 술을 자주 마시면 마취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만성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하는 환자의 경우 각종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지방간, 간 경화 등 간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알코올 섭취와 마취 시 사용되는 약물들과의 상호작용을 밝히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알코올은 마취 시 투여되는 여러 약제들과 상호작용을 하여 마취의 지속 시간이 길어지게 하거나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 최소 하루 정도는 금주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으로 과음하던 분이라면 마취 중이나 후에 알코올 금단 증상이나, 감염, 패혈증, 급성 심장 질환 등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수술 전, 한 달 이상 금주가 필요합니다.
4. 전신마취 후 안 깨어나는 경우도 많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전신마취에 쓰이는 흡입마취제나 정맥마취제의 효과가 몸 안에서 완전히 제거된 후, 의식이 돌아옵니다. 단 유전 질환, 뇌 자체의 질환이나 손상이 있는 경우, 뇌혈관 질환이 동반된 경우, 혹은 출혈,쇼크 및 패혈증, 심각한 심장, 폐, 신장 또는 간 등 중요 장기의 기능 저하가 동반된 경우라면 합병증으로 의식이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5. 마취 중 의식이 깰 수도 있지 않나요?
종종 마취 중 각성을 소재로 다룬 영화나 책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마취 중 각성이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전신마취 중에는 의식도 없으며 통증도 느낄 수 없습니다. 다만 충분한 마취가 행해지지 못해 각성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매우 드문 경우이며, 숙련된 마취과 의사에 의해서 행해지는 대부분의 경우 마취 중 각성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6. 종교적인 문제로 수혈을 거부할 수 있나요?
누구나 종교적인 신념은 존중될 필요가 있지만 수술 중 과도한 출혈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혈을 받지 않는다면 생명에도 지장이 올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수술하는 의사나 마취과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우선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므로 의학적인 판단 하에 보호자 의 동의를 얻어 수혈을 시행해야 합니다. 만약 이때 환자가 종교적인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개인의 종교적인 신념을 엄중히 고려하여 혈액의 대체 물질이나 혈장증량 수액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단 종교적인 이유로 수혈을 반대하는 환자의 경우 반드시 수술 전, 담당 진료의 및 마취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7. 봉숭아물을 들이면 마취가 안 되나요?
이는 와전된 이야기로, 의사가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마취 전, 환자의 모든 화장과 매니큐어를 지우도록 하는데서 비롯된 말입니다. 손톱이나 입술, 피부 색깔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목걸이나 반지와 같은 장신구 역시 마취 중 신체를 압박할하거나 혈액순환에 장애를 줄 수 있어 착용해서는 안 됩니다.
8. 신생아나 유아가 배가 고파서 울고 보챈다면, 전신마취 전 모유를 먹여도 되나요?
절대로 안 됩니다. 마취와 수술과정에 아이가 구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 경우 위에서 응고된 모유(또는 우유)가 흡인성 폐렴 혹은 기도 폐색의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는 영유아의 사망률을 높이는 주원인으로, 모유를 먹여야 한다면 적어도 수술 4~6시간 이전이 적당합니다. 또한 정맥주사로 수액을 투여할 경우, 별도로 입을 통해 수분보충을 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9. 출산하러 병원에 가기 전, 식사를 충분히 해야 할까요?
자연분만 시 힘을 주려면 출산 전, 식사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실제로는 자연분만을 유도하다가 태아의 상태가 나빠지거나 산모의 출혈 또는 자궁파열 등의 문제로 인해 응급 제왕절개술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때 산모가 금식하지 않은 상태라면 수술 시 구토와 함께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어 오히려 산모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산부의 경우 분만 진통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고 병원에 와야 합니다.
10. 임신 중에 전신마취를 하면 기형아를 낳나요?
임신 중에 전신마취를 한다고 반드시 기형아를 낳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전신마취에 사용되는 마취약제들은 태아에 대한 안전성이 완벽히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임신 주수에 따라 태아의 장기, 손, 발 등 분화가 일어나는 시기에(임신 8~12주) 전신마취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정상적인 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기형아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전신마취나 수술로 인한 유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수술이 필요한 임산부가 기형아 출산 등을 우려해 질병을 방치한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과 검사를 거쳐 결정해야 합니다.
11. 무통주사를 맞으면 수술 후에도 전혀 아프지 않나요?
무통주사는 수술 후 통증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닌, 다만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수술 후 통증을 줄이기 위해 무통주사에 약을 과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심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12. 진통제는 통증을 참을 수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어야 하나요?
통증은 계속 참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무턱대고 참으면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거나 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몸에 병이 생기거나 다쳤을 때 우리 몸은 통증을 통해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따라서 원인을 모른다고하여 무턱대고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 몸에서 나오는 이상 신호를 무시하는 격이 됩니다.
반면 통증의 원인을 확실히 알고 있을 경우 무조건 참지 말고 진통제를 먹어야 합니다. 특히 암성 통증이나 수술 후 통증의 경우, 제때 통증을 치료해야 수술 경과도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의 원인을 알 수 없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확실한 진단이나 상담을 받으셔야 합니다.
13. 척추마취는 고통도 심하고, 늙으면 허리도 못 쓰게 된다던데 사실인가요?
일반적으로 척추마취나 경막외 마취 방법은 통증클리닉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도 사용하는 진료 방법으로 고통도 없고 허리에 물리적 손상도 주지 않습니다. 척추마취 혹은 경막외 마취 시, 등에 주사를 놓아야 하므로 약간의 상처는 날 수 있으나, 사용되는 주사바늘은 보통 직경 1mm 내외로 아주 가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설사 요통이 있다 해도 약간의 시일이 경과하면 자연스레 없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허리가 아픈 것은 주사보다는 정상적으로 굽어 있던 척추가 마취 중 일시적으로 곧게 펴져 생기는 증상으로, 전신마취를 포함한 모든 수술 후에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마취 전 알고 있어야 하는 사항들
1. 수술 전 금연은 언제부터 해야 하나요?
흡연은 일산화탄소와 결합된 적혈구 증가, 전신혈관 수축, 말단조직으로의 산소운반 감소,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호흡기계의 상피 및 폐기능 악화 등을 불러오는 등 마취 및 수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수술 후 폐합병증이 1.4~4.3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이 예정되어 있는 환자라면 적어도 4주 이상(8주 이상 금연이 이상적) 금연할 것을 권장하며, 최소한 수술 1주일 전부터는 필히 금연해야 합니다.
2. 전신마취 전 금식시간은 소아와 성인의 차이가 있나요?
수술 전 금식은 환자의 무의식 상태 중에 일어날 수 있는 구토와 구토물 흡인에 의한 치명적인 폐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연령에 따른 마취 전 금식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음식(시간) | 청정액(시간) | |
신생아 | 4 | 2 |
1~6개월 | 4 | 2 |
6~36개월 | 6 | 3 |
36개월이상 | 8 | 3 |
성인 | 수술 전날 밤 12시 이후 금식 | 8 |
* 청정액(Clear fluid): 보리차, 설탕물, 건더기 없는 과일 주스 등
* 주의 사항: 우유 또는 모유는 음식으로 간주함.
3. 수술당일, 고혈압약이나 당뇨약 등 평소 복용하던 약을 먹어도 되나요?
고혈압 약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수술 당일 아침까지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대항제와 같은 약제들은 주의가 요구되며, 평소 고혈압 약을 먹고 있다면 수술 전 담당의사나 마취과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또한 경구용 당뇨약은 수술 전날까지는 복용해야 하며, 수술 당일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복용여부가 결정됩니다. 필요한 경우 정맥 내로 인슐린이 투여되기도 합니다. 그 외 비아그라와 씨알리스 등은 3일 전에 중단하는 것이 좋으며, 와파린(쿠마딘)이나 플라빅스의 경우 담당의사 및 마취과 의사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와파린은 4일 전, 플라빅스는 일주일 전 중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4. 전신마취 중 관 삽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신마취 중에는 환자가 의식이 없고 (근이완제를 사용하므로)스스로 호흡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입 또는 코를 통해 기관지 내에 튜브를 삽입한 후 인공적으로 호흡을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위 내용물의 흡인 위험성이 높은 환자들이나 가슴벽의 절개에 따라 코로 산소와 압력을 넣어주는 호흡기가 필요한 수술의 경우 기관내 삽관이 필수적입니다. 그 외에도 환자의 수술체위(옆으로 누워서 수술하거나 엎드려 수술하는 경우), 두경부나 기도수술일 경우에도 기관내 삽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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